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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년정책을 둘러싼 지자체와 정부의 갈등이 결국 법정 다툼으로 가게 됐습니다. 보건복지부는 12일 서울시가 청년활동지원사업(청년수당)을 도입하면서 사전에 협의를 거치지 않고 예산을 편성했다며 대법원에 예산안의 위법성을 묻는 소송을 제기하고 예산안 집행정지 결정도 함께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관련기사 ▶복지부, 서울시 청년수당에 ‘법적 대응’ 시동) 경기 성남시의 ‘3대 복지사업’(청년배당·무상교복사업·공공산후조리지원사업)에 대해서도 같은 방침입니다. 올해 서울시는 ‘청년활동 지원사업(청년수당)’을, 경기 성남시는 청년배당제도를 추진하려고 합니다. 대법원 제소까지 가게 된 청년정책을 둘러싼 복지부와 지자체의 갈등을 쟁점별로 정리했습니다. ■청년수당 : “사회보장제도” VS “청년일자리 사업” 서울시는 지난해 11월5일 청년수당 정책 도입 계획을 밝힙니다. 정기 소득이 없는 미취업자이면서 사회활동 의지를 가진 청년 3000명을 선발해 2~6개월간 교육비와 교통비, 식비 등 최소 수준의 활동 보조비용을 지원한다는 내용입니다. (관련기사 ▶서울시, 청년들 사회진입 돕는다… “저소득 미취업 청년에 월 50만원 청년수당”) 이 발표 후 복지부는 “신설되는 사회보장제도인 만큼 복지부의 협의를 거쳐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습니다. 사회보장기본법은 지자체가 사회보장제도를 신설·변경할 때 복지부장관과 협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보다 먼저 청년배당제도 도입 계획을 밝힌 성남시는 복지부에 협의를 요청했습니다. (관련기사 ▶성남, 분기별 25만원 ‘청년배당’ 첫 도입) 서울시는 “청년수당은 사회보장 서비스가 아니라 지자체 고유의 청년일자리 사업이므로 복지부 협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청년배당제도는 성남시에 3년 이상 주민등록을 두고 거주하는 만 19~24세 남녀에게 1인당 분기별 25만원 이내의 배당금을 지원한다는 내용입니다. 반면 서울시는 취업활동 의지를 가지고, 서울시와 계약을 맺은 뒤 사회참여활동을 하는 청년들을 선발하기 때문에 사회복지 서비스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청년수당과 청년배당제도의 차이점입니다. 복지부와 공개적인 갈등이 본격화됩니다. 지난해 12월 복지부는 ‘서울시 청년수당 사업은 중앙정부와의 협의 대상’이라는 법제처 유권해석을 받았습니다. (관련기사 ▶복지부 “청년수당 법적으로 중앙정부와 협의 대상”) 하지만 서울시는 “법제처의 해석이 법적으로 유효하지 않다”는 입장으로 맞섭니다. 복지부는 성남시의 청년배당제도가 청년층 취업역량 강화인지 지역경제 활성화인지 불불명한데다 일괄지급하는 방식이 취업역량 강화라는 취지에 부합하지 않다고 불수용 입장을 밝혔습니다. ■지방교부세법 시행령 개정안 : “복지 중복사업 없앤다” VS “지방자치권 침해” 때마침 정부는 지난해 12월1일 국무회의에서 지자체가 사회보장제도를 신설·변경할 때 정부와의 협의·조정 절차를 누락하거나 협의·조정 결과를 수용하지 않을 때 지방교부세가 삭감될 수 있도록 한 지방교부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했습니다. 서울시가 복지부에 협의 요청을 하지 않고 청년수당 정책을 시행하는 경우, 성남시가 복지부의 불수용 방침에도 불구하고 청년배당제도를 시행하는 경우 집행액 만큼 교부금이 삭감됩니다. 서울시와 성남시는 교부금이 삭감되더라도 해당 정책을 추진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지난해 12월1일 당시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은 국무회의에서 서울시의 ‘청년수당’에 대해 “범죄라고 규정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청년유니온·민달팽이유니온 등 청년단체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청년정책 무력화 시도에 대해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관련기사 ▶“정종섭 장관님, 청년수당이 범죄입니까?”... 화난 청년들 “사과하라”) 새누리당에서는 청년정책을 두고 “포풀리즘”, “악마의 속삭임”이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청년유니온 민달팽이 등 청년단체들이 정종섭 장관의 ‘청년수당 범죄’ 발언에 대한 사과를 촉구하고 있다.서울시의회와 성남시의회는 지난해 연말 해당 사업 예산이 포함된 올해 예산안을 통과시켰습니다. 그러자 복지부는 지난달 30일 서울시에 ‘지방의회에 재의를 요구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지자체가 사회보장제도를 신설하거나 변경할 때 복지부장관과 ‘협의’하도록 하는 ‘지자체 사회보장제도 신설·변경 협의제도’를 어겼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서울시는 “사회보장기본법상 사전협의 의무는 사업 수립 절차와 관련된 것이지 예산 편성과는 관계가 없다”며 지시에 따르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청년문제를 논의할 사회적 대타협 논의기구 구성을 정부에 제안합니다. (관련기사 ▶서울시 청년문제 사회적 논의기구 구성 제안) 성남시에 재의요구 지시 권한은 경기도에 있고, 경기도는 성남시에 재의요구를 지시했습니다. 성남시 역시 이에 따르지 않았습니다. (관련기사 ▶성남시 ‘무상복지’ 재의요청 거부 법정싸움 가나?)  성남시는 지난해 12월 복지사업에 제동을 건 정부를 상대로 권한쟁의심판을 헌법재판소에 청구했습니다. 성남시는 청년배당제도뿐만 아니라 무상교복·공공산후조리원 사업도 정부와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관련기사 ▶성남시 ‘3대 무상복지’ 법정으로 간다) 서울시도 복지부가 대법원 제소 방침을 밝히자 “지방자치권을 훼손하는 시행령에 대해 25일 헌재에 권한쟁의심판 청구서를 제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시는 “개정된 지방교부세법 시행령은 지방자치단체가 중앙정부의 협의조정 결과를 따르지 않으면 지방교부세를 감액함으로써, 규정만으로는 지방자치단체의 주민 복리에 관한 사무, 사실상 자치사무 전부에 관하여통제수단으로 삼을 수 있게 된다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헌법상 보장되는 지방자치단체장의 권한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국민을 위한 사회보장제도는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상호보완의 관계에서 수행하여야 하는 국가의 책무임에도 정부의 일방적 의사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에 지방교부세 감액이라는 불이익을 부과할 수 있다는 것이 문제”라고 밝혔습니다. ■결국 법정 다툼으로…“청년문제, 논의의 장 필요하다” 결국 복지부가 대법원 제소 방침을 밝혀 사법부의 판단을 기다리게 됐습니다. 복지부의 집행정지 신청이 대법원에서 인용되면 서울시와 성남시는 청년정책을 추진하기 어렵게 됩니다. 단, 서울시는 이날 대승적 협력 차원에서 복지부가 요구해온 청년수당 관련 협의 요청서를 제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이재명 성남시장은 성명서에서 “대법원 제소 여부는 남경필 경기지사의 진정성을 판단할 기준이 될 것”이라며 “만약 제소를 강행한다면 이는 명백한 연정 파괴 행위이므로,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에 공식적으로 연정 파기를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법정다툼으로 가기까지 청년문제와 관련해 정부와 지자체를 필두로 한 사회적 논의의 장은 결국 열리지 않았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해 11월17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청년수당 정책을 두고 “정부와 끝장토론이라도 하고 싶다”고 의사를 밝혔습니다. (관련기사 ▶박원순 “청년수당은 포퓰리즘 아닌데…노동장관과 끝장토론하고 싶다”) 한 방송사에서 이기권 고용노동부장관과의 토론을 추진했으나 서울시 내부 검토 와중에 새누리당에서 “박 시장이 끝장토론을 고사했다”고 논평이 나왔고, 서울시는 당시 최경환 경제부총리와의 토론을 역제안했지만 토론은 끝내 성사되지 않았습니다. 서울시는 또 청년문제 사회적 대타협 논의기구 구성을 국무조정실 등에 제안했으나 중앙정부에서 답변이 없었습니다. 서울시는 이날 중앙정부 참여없이 논의기구를 구성한다고 밝혔지만, 청년문제 해결을 위한 논의의 장은 힘을 잃게 됐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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